8월달에도 ‘불황형 무역흑자’… 2011년 같은 달보다 수출 6.2%·수입 9.8% 줄어
입력 2012-09-02 23:07
한국 대외 무역의 불황형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과 수입이 함께 추락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무역수지 흑자가 7개월째다. 원료 소재 부품 등을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한국 산업의 특성상 허울 좋은 ‘신기루’ 흑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 감소한 429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수입 역시 9.8% 감소한 409억3000만 달러였다. 둘을 합친 무역수지는 20억4000만 달러로 흑자지만 이는 수입이 크게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일 뿐이다.
1∼8월 교역액 자체도 710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으며 같은 기간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1.5% 감소했다.
특히 수출 물량의 감소세가 우려된다. 6월 수출액 472억 달러와 7월 446억 달러에 이어 8월 429억 달러를 기록함에 따라 두 달 연속 부진 기조를 이어갔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적 불황에 더해 8월 태풍에 따른 선적 지연과 자동차 업계의 부분파업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품목별로는 대형 LCD 패널 수출 단가가 회복된 액정 디바이스 분야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상승하는 성적을 거두었을 뿐이다. 상반기까지 수출 버팀목 노릇을 해주던 자동차와 부품업종마저 각각 수출액이 21.7%와 0.4% 감소했다. 철강(-7.4%) 무선통신기기(-26.7%) 선박(-34.2%)의 부진은 여전했다.
신흥국 수출도 급감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7월 5.2% 감소한 데 이어 8월에도 5.6% 줄었다. 아세안 지역 성적도 7월 -4.5% 8월 -1.3%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정부는 초단기 수출 지원을 위한 대책반을 구성하고 무역 금융 확대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적 불황으로 급격한 수출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사절단 파견, 무역 보험 확대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