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란 포괄적 협력협정… 김영남·아마디네자드 “美 맞서 결속 강화”
입력 2012-09-02 18:42
북한과 이란이 테헤란에서 열린 제16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에너지·환경·농업·식량 분야의 공동연구와 학생교환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력협정을 체결했다고 이란 대통령실이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체결식에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제국주의자들이 북한에 한 것처럼 이란에도 정치적인 압박을 가해 왔다”고 주장했고, 김 위원장은 “이란이 서방의 음모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사람은 미국에 맞서 양국 결속을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이란 국영TV가 전했다.
북한과 이란은 모두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특히 탄도미사일 개발 분야에 있어 상당기간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과 서방국들은 유엔 제재 등을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커넥션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31일 폐막한 NAM 정상회의는 ‘세계적 도전을 해결하려는 우의·평화·의지를 위한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회의에 참석한 29개국 정상들은 120개 회원국을 대표해 이란의 평화적 핵개발 권리 보장과 일방 제재조치 반대, 팔레스타인을 위한 지원 확대를 결의했다. 이와 함께 인종주의 및 이슬람 증오에 대한 반대와 세계 비핵화도 성명에 포함시켰다.
이란은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핵개발에 대한 정당성과 이스라엘 비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긍정적 입지 확보 등을 노렸으나 선언적 결의문만 채택했을 뿐 현실적 이익을 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슬람 원리주의의 강경 노선을 걷고 있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도 이란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이 이란 정부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란 방문 기사를 7건이나 내보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물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만났다고 소개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