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용 뮤지컬 스토리 뻔하다고? 지루할 틈 없어요… ‘호기심’ 9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입력 2012-09-02 18:27


진우는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은정은 외모와 명품에 관심 많은 고1 여학생이다. 미팅에서 만나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성(性)’에 대한 견해 차이로 마찰을 빚는다. 하지만 만남이 진행되면서 ‘서로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호기심은 미뤄두자’는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오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청소년 성교육용 뮤지컬 ‘호기심’(사진)의 줄거리다.

교육용임을 전면에 내세운 모범답안 같은 주제이지만 내용은 지루하지 않다. 청소년의 눈높이 맞춰 ‘트러블 메이커’(현아·현승) ‘별빛 달빛’(시크릿) 등 가요가 흘러나오고, 9인조 라이브 밴드가 무대 위에서 연주하며 콘서트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극중 주인공은 고교생이지만 관람 연령은 중학생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고교생에게는 시시하고 ‘다 아는’ 얘기일 수 있겠다.

뮤지컬 ‘호기심’의 원작인 ‘너 해봤니?’는 2005년 극단 ‘지금’을 통해 첫 공연된 후 지역 문화예술회관, 대학로, 학교 강당 등에서 총 400회 동안 3만6000여명이 관람했다. 2010년에는 유명 성교육 강사인 구성애씨가 운영하는 ‘푸른 아우성’ 주최로 공연되기도 했다.

이번엔 제목도 바꾸고 무대를 세종문화회관으로 옮겼다. 에피소드를 추가해 풍성함을 더했다. 출연 배우도 6명에서 15명으로 늘렸고, 원작에 포함됐던 곡을 모두 없애고 14곡의 새로운 곡을 만들었다. 원작은 있으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 셈이다.

제작은 서울시뮤지컬단에서 맡았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뮤지컬단으로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다.

‘호기심’은 신임 유인택 단장 취임 이후 첫 작품. 성인·어린이 뮤지컬로 양분된 공연계에서 소외된 청소년을 위한 시도이다. 유 단장은 “뮤지컬을 보는 동안은 웃고 즐기고, 공연장을 떠날 때는 우리들이 전하는 소중한 메시지를 간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3만∼5만원. 청소년은 전석 1만원(02-399-1114).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