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산수’ 작가 이세현 신작 ‘레인보우’ 시리즈 등 25점 선보여
입력 2012-09-02 18:22
붉은색으로 화면 가득 우리 산하를 그려 넣어 ‘붉은 산수’ 작가로 불리는 이세현(46)의 고향은 경남 거제다. 외가가 있는 통영을 오가며 유년시절을 보낸 그의 작품에는 섬과 바다 그리고 거북선이 있다. 군 복무 때 야간 투시경을 쓰고 바라본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한 ‘비트윈 레드(Between Red)’ 연작은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분단된 산하를 상징한다.
그의 개인전이 ‘플라스틱 가든(Plastic Garden)’이라는 타이틀로 10월 14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다. ‘플라스틱 가든’은 무차별적인 개발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자연의 모습을 의미한다. 기존 작업인 ‘비트윈 레드’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은 것을 비롯해 붉은색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낸 신작 ‘레인보우’ 시리즈와 조각 등 25점을 선보인다.
‘레인보우’는 분재의 형상 안에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망가져 버린 우리 국토의 모습을 담아 ‘분재 회화’로도 불린다. 자연친화적인 분재가 사실은 인간의 억압과 잔혹함이 만들어낸 조형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산수 위에서 폭죽이 터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작품과 부러진 각목, 망가진 마네킹, 녹슨 철사 등을 고무 대야에 담은 ‘분재 조각’도 전시된다(02-739-4937).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