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장로교회…한교단 다체제 출범 선포’ 한장총, 한국장로교회설립100주년 기념대회

입력 2012-09-01 19:24


[미션라이프]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윤희구 목사)가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한국장로교총회설립 10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하고 장로교회의 하나됨을 선포했다. 27개 장로교단 2만여명의 성도들은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로 출범한 한국장로교회의 100년 역사성을 축하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방향성을 확인했다.

‘세상의 빛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백년’이라는 주제아래 열린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같은 자로교 신앙 아래 연합 예배와 성찬식, 죄책 고백, 공동체를 위한 기도 등을 드리고 ‘한국장로교회 새 100년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장총은 선언문에서 “한국장로교회의 분열을 하나님 앞에 통회하고 분열된 교회가 한 몸을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총회 한 교단 다 체제 출범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또 “선(先) 선포 후(後) 조직의 순서에 따라 한장총이 제정한 예장 연합총회의 헌법을 각 교단 총회에 상정하고 이를 수락한 총회가 한 교단 다 교단 체제의 회원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장총은 이밖에 △성경에 근거한 개혁교회 신앙·신학 △복음화된 통일조국의 비전 △소외된 이웃을 섬김 △탈북자를 위한 난민촌 건립을 UN에 촉구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존 등을 제시했다.

주 강사로 나선 김삼환(서울 명성교회) 양병희(서울 영안교회) 이윤재(분당 한신교회) 목사는 화해와 통일을 위한 민족교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김삼환 목사는 “장로교회는 이 민족의 소망으로 저주의 땅을 살아나게 하고 생명의 생수가 흐르게 하는 축복의 통로역할을 했다”면서 “이스라엘 백성처럼 요단 강가에서 측량할 수 없는 은혜를 누렸지만 분열이라는 뼈아픈 지난날의 잘못이 있었기에 그걸 거울삼아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희생과 겸손 사랑 봉사의 본을 보여 대한민국 모든 계층에 주님을 전해 새로운 요단강을 건너게 하는 새 시대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새 100년을 맞아 일치단결해 믿음의 선조처럼 새로운 장로교회의 선교 사명을 안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양병희 목사는 “한국교회의 분열 원인은 신앙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며 갈기갈기 찢어진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 마음을 찢어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치유될 수 있도록 세속적 욕망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같은 신학, 성례전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덕과 희망 윤리가 무너져가는 한국사회와 교회를 되살리기 위해선 교회가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을 회복해 오직 성경, 오직 주님,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기본을 돌아가는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윤재 목사도 “하나의 성경, 같은 믿음, 하나의 성령을 고백하는 한국교회는 하나의 민족교회로 연합해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고 민족의 소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공조했다.

미국장로교 대표로 축사를 전한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 교수는 “선교사의 후손으로서 한국장로교회에 부탁할 것은 일제강점기 전 국민의 2%에 불과했던 기독교인이 독립운동의 30%를 차지했듯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초심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 교수는 “무엇보다 한국교회에 경계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유주의신학이라는 서양 기독교의 ‘영적 후천성 면역결핍증’”이라면서 “예수를 단순히 훌륭한 사람으로 착각케 하고 교회를 무력화하는 서양의 기독교를 절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민경제의 위기와 사회적 불안 속에서 장로교회가 지난 100년간 사회를 보듬었듯 힘없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참석자들은 일제 강점기 한국교회의 신사참배와 물질주의를 철저히 회개하고 건강한 장로교회, 국가와 민족, 통일을 위해 간절히 부르짖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 수석을 보내 축사를 전했으며, 40개 교회가 동참하는 1000여명의 한국장로교연합 찬양대가 헨델의 ‘할렐루야’로 웅장한 하모니를 연출했다.

성찬식 후에는 102세의 방지일(영등포교회 원로) 목사가 축도를 해 장내가 엄숙해지기도 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태풍 피해를 입은 농민들을 돕기 위해 낙과(落果) 800봉지를 구입했다. 이날 드려진 헌금은 탈북자 대학생 돕기와 북한 수해지원에 쓰인다.

대회에는 이종윤 윤희구 엄신형 박위근 유정성 한영훈 권태진 손달익 정주채 유중현 김선규 오정호 목사 등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이 불참해 한국교회 연합운동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