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2000억원 고배당 추진 논란
입력 2012-08-31 22:17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불황으로 수익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액의 배당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SC은행의 지분은 모회사인 영국 SC그룹이 100% 갖고 있어 국부 유출이 불가피하다.
3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다음 주 중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에 이르는 중간배당을 의결할 방침이다. 지난해 전체 배당액(상·하반기 각 1000억원)과 같은 규모로 올 상반기 SC은행이 거둔 순이익 2500억원의 80%에 이르는 금액이다.
SC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했고, 지난해 사명을 SC제일은행에서 SC은행으로 바꿨다. SC은행은 2009년 2500억원, 2010년 2000억원 등 그동안 총 6500억원을 배당했다.
SC은행이 무리하게 고배당을 추진하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로 모회사인 SC그룹의 현금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C은행의 주식은 한국SC금융지주가 전량 소유하고 있고, 한국SC금융지주 지분은 모두 SC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2000억원이 배당되면 전액 SC그룹으로 흘러간다.
이번 배당은 금감원이 그동안 고배당을 자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을 주문한 것도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은행이 금융당국과 협의하겠다고 찾아왔는데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