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40억 ‘全大·총선 유입’ 추적… 검찰, 전방위 수사 확대

입력 2012-09-01 00:27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31일 인터넷 방송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씨가 받은 돈이 지난 1월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돈이 전당대회에) 쓰인 것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경선이든 총선이든 관련된 것을 전부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수사 대상을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로비 의혹’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자금 의혹’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 모 구청 산하 기관장 이모(56)씨는 양씨에게 17억5000만원을 주기로 하는 투자계약서를 작성했으며,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 2월 4일까지 2억8000만원을 양씨 계좌로 송금했다. 검찰은 양씨가 이씨에게 진 채무 8억원을 제외한 6억8000만원이 현금으로 갔을 가능성을 추궁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자금이 모자라 나머지 대금을 치르지 못했다고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씨는 라디오21 회원들에게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전당대회 기간 박 원내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한다. 검찰은 이씨가 건넨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중 일부가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 측은 “양씨는 전당대회 당시 자원봉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어떤 금전 거래도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도 현재까지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공천희망자 3명이 건넨 자금 40여억원의 종착지에 대한 규명이 어려워지자 수사 범위를 전당대회 자금으로까지 확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공천 희망자로부터) 받은 현금과 타행 이체 후 현금화한 돈의 ‘다음 사용처’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3월 중순까지 양씨가 1, 2금융권에 개설한 5개 계좌에서 30억여원 중 상당액이 다른 계좌로 이체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송금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씨가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 최, 김, 임, 그리고 유…바로 니들의 무덤’이라고 언급한 것은 공천로비 관련 내용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트위터에 언급된 인사들이 자신을 폄하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 이들을 비판하기 위해 트위터 글을 올렸다고 양씨의 한 측근은 전했다.

강주화 전웅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