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엄마의 PC방 지인이었다… 나주 초등생 성폭행 20대 검거

입력 2012-09-01 00:24

전남 나주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 납치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가 사건 발생 하루 만인 31일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나주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20분쯤 전남 순천 풍덕동의 한 PC방에서 용의자 고모(2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 추궁하자 “술을 많이 마셔 정신이 없었다. 술김에 그랬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고씨는 30일 새벽 1시30분쯤 나주시 삼영동 피해자 A양(7)의 집 거실에서 잠자던 A양을 이불째 납치해 성폭행한 뒤 달아난 혐의(미성년자 약취 유인 및 성폭력범죄특별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1일 현장검증을 통해 고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과정 등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고씨는 A양 집 근처 PC방에서 A양의 어머니(37)와 마주쳤고 함께 있다가 새벽 1시30분쯤 먼저 PC방을 나왔다. 이어 곧바로 A양 집으로 가 A양을 납치했다. A양 어머니는 새벽 2시30분쯤 귀가해 A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일용직 노동자인 고씨는 피해자 A양 집에서 300m 떨어진 자신의 작은어머니 집에서 가끔 지내며 나주, 순천의 공사현장에서 일했다. A양 어머니와는 PC방뿐만 아니라 동네에서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따라서 고씨는 평소 A양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A양 어머니가 PC방에서 고씨를 만났다는 진술과 A양이 범인의 인상착의로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다”는 진술에 따라 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또한 동네 남성으로부터 ‘고○○’라고 적힌 작은 포스트잇과 고씨가 즐겨 찾는 순천의 PC방을 제보받았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전격 방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대신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치안 강화를 국정 최우선에 두겠다”면서 “국민께 심심한 위로를 표하고 가족에게도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과 유사한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였던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이번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적극적인 예방 조치를 주문했다.

나주=이상일 기자, 신창호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