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 제조업 가동률 두달째 내리막
입력 2012-08-31 18:51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얼어붙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이 글로벌 경기 침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어서다.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눈에 띄게 하향 곡선을 그렸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제조업 가동률은 77.2%에 그쳤다. 전달 대비 0.9%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2월(76.9%)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 가동률은 두 달 연속으로 내림세를 탔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및 부품(-5.7%)과 자동차(-5.8%) 생산은 큰 폭으로 줄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불황으로 해외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수출이 둔화되면 불황에서 탈출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제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달보다 0.3% 늘었다. 광공업이 1.6% 감소했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업 생산이 기저효과에다 공공부문 투자 증가로 6.8% 상승했다. 서비스업도 0.7% 늘었다. 특히 6월에 감소했던 소매판매는 7월에 3.4% 증가로 돌아섰다.
하지만 서비스업 생산 증가는 일시적 상승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소매판매가 증가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출시로 내구재 판매가 증가한 데다 장마가 1주일 정도 짧아진 덕을 봤다. 런던올림픽 특수도 영향을 미쳤다.
또 향후 6∼8개월 경기전망을 반영한 선행지수와 현재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는 모두 지난달보다 0.2% 올랐지만 전망은 어둡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주체들의 위축된 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0으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ESI는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하반기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특히 수출 부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