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경선 잘 진행됐다” vs 김한길 “12월, 통곡할 수도”

입력 2012-08-31 18:49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을 둘러싸고 문재인 상임고문과 가까운 이해찬 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마치 문 고문 대 비문(非文·비문재인) 주자 간 대리전을 방불케 했다.

이 대표는 3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네 후보가 아주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경선이 잘 진행됐다”며 전날 끝난 충북 경선을 긍정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해 좋은 경선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경선이) 역동적이고 감동이 있었으면 좋겠다. 후보들로부터 당이 계파 이기주의나 패권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당하는 건 매우 아픈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약인 줄 알면서 받아들이지 않고 독인 줄 알면서 버리지 못하면 (대선이 치러지는) 12월엔 땅을 치며 통곡하게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친노무현계 주류가 문 고문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추미애 최고위원이 “경선을 거듭하며 (후보 간) 격차가 줄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가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이 대표가 회의를 마치며 의사봉을 부서질 정도로 내려쳐 다들 놀랐다”고 귀띔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