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서원 ‘어머니학교’ 본부장 한은경 권사, “먼저 사과하라, 그리고 하나가 돼라”
입력 2012-08-31 18:11
◇ 어머니 십계명
1.하루를 기쁨으로 시작하자
2.어머니가 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3.자녀를 바라볼 때 따뜻하게 바라본다
4.자녀의 결점을 지적하고 비난하지 않는다
5.감사한 일들을 자주 이야기한다
6.자녀 앞에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7.나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노력한다
8.아버지를 긍정적으로 경험시킨다
9.집안의 결정권자는 아버지임을 인식시킨다
10.자녀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한다
‘머스마, 억쑤로 수월타(착하고 상냥하네).’
대학교 새내기인 경상도 처녀 눈에 복학생인 경기도 총각은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에 비해 매력 있어 보였다. 처녀가 총각에게 대시했다. 그들은 캠퍼스 커플로 열렬하게 연애하고 졸업하던 해인 1974년 결혼했다. 꿈같은 5년이 흘렀다.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너를 만나서 내 인생에 잘 된 게 하나도 없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리고 그들의 갈등은 시작됐다. 김성묵(65·두란노 아버지학교 국제본부장) 장로와 한은경(63·두란노 어머니학교 본부장) 권사 이야기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김 장로가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한 권사는 결국 이혼서류까지 준비했다. 세상사람 다 용서해도 남편만은 용서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출석하던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 김 장로에게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정사역 프로그램 중 손을 맞잡고 용서를 비는 시간이 있었다. 김 장로는 용서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한 권사 입에서 “용서해 달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지금까지 남편 잘못인 줄만 알았는데 제 잘못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괴팍한 성격의 나를 참고 기다려준 남편이 고마웠습니다.”
삶의 목표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던 한 권사는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의 주관자는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성경적 부부는 하나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지만 결국은 남편과 아내를 통해 회복된다는 것을 깨달은 부부는 그제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가정사역을 하며 가정의 핵심에 어머니가 있고 아버지가 있음을 알았다. 부부는 두란노 아버지학교, 두란노 어머니학교에서 사역했다. 어머니학교는 이 땅의 가정에 성경적인 어머니상을 제시하고 올바른 여성성 회복을 통해 건강한 가정, 깨끗한 사회를 건설하는 초석을 마련하고자 99년 창립됐다. 가정의 위기와 회복을 경험한 한 권사는 어머니학교 본부장으로 헌신하고 있다.
한 권사는 “가정의 위기를 겪고 나니 이 일이 가정에 정말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됐다”며 “함께 모여 기도하고 공부하는 동안 자신은 물론 가정, 자녀, 교회가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머니학교는 나는 정말 건강한가, 남편과 어떻게 하나 될까, 어떻게 건강한 사랑을 자녀들에게 베풀어서 경건한 자손을 길러낼까, 기도하는 어머니로 살아가는 법, 어머니의 사명 등을 고민하고 배우고 새기며 5주간 진행된다. 나눔과 친교, 주마다 주제에 맞는 강의와 간증, 예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치유·회복되고 성경적 어머니로 거듭나게 된다. 처음엔 교회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싱글맘, 탈북자, 재소자 등을 대상으로도 하고 국경을 너머 전 세계 32개국에서 하고 있다. 지금까지 8만명 이상이 수료했다.
“요즘은 이혼숙려기간에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를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가에서 숙려기간 중에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케 하는 게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한 권사는 어머니학교 수료 후 그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후속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최근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두란노)를 펴냈다. 이 책은 혼자서 읽기에도 좋지만 소그룹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편집돼 다시 태어난 어머니들의 계속적인 성장을 돕는다.
“어머니학교의 구호인 ‘주님, 제가 어머니입니다’에서 여성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이름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의 정체성이 회복돼야 가정이 행복합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