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두려워말고 그분께 맡기자… 수험생을 위한 멘토 4인 메시지
입력 2012-08-31 20:16
결전의 날이 다가온다.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월8일)을 앞둔 수험생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인생의 중요한 고비인 수능은 이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을 준다. 지난 6월 모의고사 성적비관으로 수험생들이 자살한 것은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수능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함으로써 하나님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영적 멘토 4명의 격려 메시지를 소개한다.
수험기간동안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달란트를 찾길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자 한국전력 고문인 정근모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은 수능을 준비하며 자신의 특별한 달란트를 발견할 것을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21세기엔 많은 지식보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감사하는 자세로 평생 즐기며 최선을 다할 분야를 찾는 게 ‘성공’”이라며 “수능 점수를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대신 이 시험을 계기로 자기 자신을 찾는 게 현명하다는 것을 우리 학생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학생이 천재’라는 사실을 학부모와 수험생이 함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모든 사람에겐 하나님이 주신 재능이 있다. 수능시험은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고 어떤 경우는 인생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며 “교육에 있어 하나의 제한된 수단이 시험인 만큼 부모님들은 결과보단 자녀의 재능을 격려하고 기도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험만 보면 최고점을 받았다던 원조 ‘공부의 신’ 정 이사장이 수험생에게 제안하는 성경말씀은 마태복음 6장 33절이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든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하는데 시험이라는 제도 때문에 우선순위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하나님 나라의 의로움을 추구하는 신앙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십자가의 삶을 목표로 삼고 공부에 매진하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는 신앙인으로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와 함께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송 대표는 서울대 영어교육과 졸업 후 13년간 공립고교 교사로 재직하다 2000년에는 좋은교사운동을 결성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대한민국 학부모의 사교육 걱정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대학입시는 인생의 성공을 위한 결정적 통로로 인식되는 곳이다. 경쟁 속에서 십수 년간 대학 입시를 위해 달려오느라 참 고생이 많았다”며 수험생을 위로했다.
하지만 수능 결과가 인생의 성공 실패 여부나 신앙의 기준이 되는 것은 경계했다. 송 대표는 “최선을 다해 공부했지만 기대한 목표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하나님께 붙들린 인생은 이 작은 시험으로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다. 일평생 주를 의지하며 공부나 대학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은 결코 실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위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이웃을 위해 쏟아야 할 것이 더 많은 삶으로 진입하는 것”이라며 “결코 신앙을 공부 아래 두지 말고, 대학입시와 같은 힘겨운 순간에 주님을 깊이 경험할 순간으로 여길 것”을 당부했다.
하나님께서 준비한 선한 계획을 기대하라
청년·대학생 목회로 유명한 송태근 서울 삼일교회 목사는 수능 결과가 어떠하든 꿈을 포기하지 말고 견고한 신앙을 세워갈 것을 조언했다. 송 목사는 “수능에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이미 꿈을 위한 인생의 한 과정을 밟은 것”이라며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자. 혹여 좋은 점수를 받아 남들보다 우위에 섰다면 하나님의 사명이 있음을 알고 낮은 자리에 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송 목사는 시험을 이유로 신앙생활을 멀리하는 수험생들에게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좋은 대학에 가서 하나님을 위해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신앙훈련을 게을리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오늘의 신앙에 충실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내일과 꿈을 만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아찔했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함께하신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이자 전 유엔거버넌스센터 홍보팀장인 김정태씨는 수능시험에서 실수로 시간배분에 실패했던 경험을 공개했다.
김씨는 평소 모의고사 때도 2교시 수리탐구를 가장 어려워했다. 그런데 수능 날엔 문제를 다 풀고 나서도 30분 이상 시간이 남았다. 검토를 해보자는 생각에 처음부터 다시 봤다. 다음 장을 넘기는 순간, 그는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시험지를 넘겨야 보이는 안쪽의 문제 20개를 건너뛰었던 것.
어른도 일부만 먹는 우황청심환을 시험 전 몽땅 삼킨 것이 화근이었다. 2교시 시작 전, 김씨의 몸이 극도로 이완되면서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 상태에서 첫 장을 풀고 곧바로 마지막 장을 펼쳐 시간이 많이 남았던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교실을 뛰쳐나가 실컷 울고 싶었다. 그는 하나님께 한마디 말을 나직이 내뱉었다.
“하나님, 왜죠?”
김씨는 “다행히 당시 수리영역이 어렵게 출제돼 문과 평균이 상당히 낮아져 실질적인 점수하락이 거의 없이 고려대 한국사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며 “하나님은 우리의 ‘때’를 아시는 분이시다. 우황청심환이 아닌 그분의 전능하신 손 아래서 긴장감을 풀고 겸손히 최선을 다한다면 하나님의 때에 여러분을 높이실 것”이라며 수험생에게 격려를 보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