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잔혹한 어린이 성폭행… 어디 무서워 살겠나

입력 2012-08-31 18:32

집에서 잠자고 있던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한밤중에 납치돼 성폭행당한 뒤 처참하게 버려진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어린이는 집에서 200m가량 떨어진 나주 영산강 강변도로에서 알몸인 상태로 비에 젖은 이불을 덮은 채 추위에 떨며 잠자다 발견됐다. 얼굴에 피멍이 들고 대장은 파열돼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사건 발생 하루 만인 어제 20대 용의자가 붙잡혔다.

4년 전 8살 어린이를 성폭행한 뒤 중상을 입힌 ‘조두순 사건’과 지난 7월 10살 어린이를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한 ‘김점덕 사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잔혹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 할 말을 잊게 한다. 무자비한 어린이 성폭행을 막아주지 못한 치안부재의 우리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이 성범죄 근절 대책을 논의한 당일 이번 사건이 터져 관계 당국은 더더욱 할 말이 없게 됐다.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성범죄 방지대책을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한 일이다. 16세 미만 어린이 대상의 성범죄자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화학적 거세도 대폭 확대하고, 전자발찌 부착의 효율성을 올리는 것은 물론 예방차원의 폐쇄회로 TV 설치도 늘려야 한다. 경찰력 강화는 물론이고 주민들로 조직된 자율방범대 지원도 대폭 늘려 24시간 순찰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성폭행범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무관용 정책으로 전환해 사회격리에 준하는 가혹한 감시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이제는 성폭행범의 인권 운운하는 기존의 논의를 모두 접고 일벌백계하는 엄중한 법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서민 생활이 힘든데 민생치안조차 책임지지 못한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없을 것이다.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환경을 사전에 정비하는 문제 또한 시급하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야동의 근절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케이블 방송에 낯 뜨거운 성인오락물이 방영되는 것도 이번 기회에 정리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학교와 시민사회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성범죄 방지에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