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안팎서 수모…센카쿠 문제 거론 서한 中서 접수 유보
입력 2012-08-30 23:15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 등을 거론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사진) 일본 총리의 서한 접수를 유보했다고 민영 도쿄방송(TBS)이 30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가 노다 총리의 독도 관련 서한을 반송한 데 이어 중국 역시 접수를 유보함에 따라 노다 총리는 일본 외교 수장으로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노다 총리는 29일에는 자민당 등 야당이 제출한 총리 문책 결의안이 통과돼 일본 내에서도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도쿄방송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한 야마구치 쓰요시 외무성 부대신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노다 총리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중국 외교부를 방문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야마구치 부대신 등 일본 측의 수차례 요청에도 접수를 유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외교부의 차관급과 국무위원 등 복수의 중국 정부 간부와 접촉했으나 ‘사무적 문제’를 이유로 받지 않았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이를 노다 총리에게 보고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지지통신은 야마구치 부대신이 중국 외교부 당국자와 회담을 했으나 서한은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31일 서한 전달을 위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또는 국무위원 면담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서한 접수를 유보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노다 총리가 서한에서 최근 영토 분쟁 사태를 불러왔던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주장한 데 대한 반발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이 서한 내용 수정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노다 총리는 서한에서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센카쿠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서한 접수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독도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수습에 나선 일본의 외교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5일 센카쿠 열도에 상륙한 홍콩 시위대 체포 이후 반일 시위가 계속됐고, 뒤이은 노다 총리의 센카쿠 열도 관련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