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오바마 ‘송곳 비판’… 저격수 입증
입력 2012-08-30 19:28
미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9일 밤(현지시간) 밤 경력으로나 이념적으로나 공화당의 기둥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일제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공격에 나섰다.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 나선 ‘샛별’ 폴 라이언 하원의원. 이날 라이언 의원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날카로웠고 집요했다.
그는 하원 예산위원장답게 숫자와 통계, 해박한 경제지식을 동원, 조목조목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운영 실패를 지적해 주목을 끌었다. 납세자들의 돈으로 마련된 경기부양의 기회를 정실주의와 임기응변 정책으로 낭비했다고 비난하는 대목에서는 큰 박수가 30초 이상 이어졌다.
다음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방안(오바마케어)에 대한 거센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노인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메디케어(노인층에 대한 건강보험제도) 문제도 비켜가지 않았다.
라이언은 “미국은 이 토론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토론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이길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앞으로 4년을 다시 이렇게 실패한 리더십에 나라를 맡기는 것만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을 직접 겨냥했다. 청중들은 ‘우리는 끝낼 수 있다’고 쓰인 종이판을 흔들며 열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언 의원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해야 하는 야당 소속 부통령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갤럽 여론조사 등에서 미국인들의 메디케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라이언의 ‘강공’은 롬니의 대선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부 장관 등은 특히 롬니-라이언 후보가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점을 고려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맹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는 연설을 통해 롬니와 라이언이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되찾아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스는 “미국은 항상 자유국가와 자유시장 편에 서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세계를 이끄는 것에 실패해서도 안 되고 뒤에서 이끌 수도 없다”고 말했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도 라이스를 거들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오바마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는 매케인은 오바마가 미국의 영향력 쇠퇴를 가져오고 글로벌 리더십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표류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탬파(플로리다주)=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