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본 전당대회… 다양한 리더들에 연설 기회, 저녁시간 행사 고려할 필요

입력 2012-08-30 20:58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치른 지 1주일 만에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지켜보게 되었다.

우선 자기 당이 보유한 다양한 리더들에게 충분한 연설 기회를 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들은 빠지지 않고 나와 연설을 한다. 상·하원 의원들 중 일부도 연단에 선다. 이렇게 당원들은 자기 정당의 현재 지도자, 미래 지도자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후보군을 접하고 평가할 기회를 가진다. 당원들은 흔들림 없이 리더들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하며, 자리가 없으면 몇 시간 동안 서서 듣기도 한다.

무엇보다 일반 당원도 전당대회에서 연설 기회를 가진다는 점은 한국 정당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도자들도 적극적으로 후보 지지에 동참해 당의 정체성, 전통, 연속성, 일체감을 강화하는 것도 우리와 다른 점이다.

당원이 손님이 아니라 진정한 주인이라는 민주 정당의 원칙에 최대한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자세가 눈에 띄었다.

저녁시간에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한국과 다른 점인데 우리 정당들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는 미국 전역에 걸친 TV 중계시간을 감안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정당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퇴근 이후 시간에 심도 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

한국 정당들의 전당대회가 한나절에 그치는 데 비해 미국은 나흘에 걸쳐 진행된다.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부러울 수밖에 없다.

작은 지방도시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올해 공화당은 이곳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최한다. 우리는 합동연설회나 순회경선을 지방도시에서 개최하기는 하지만 최종적인 후보지명 전당대회는 당연히 서울에서 연다.

요식행사가 아니라 당원과 당이 하나 되는 ‘뿌리 깊은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당원의 적극적 참여정신과 함께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김세연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