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의 눈물… 금광 채굴업자들, 마을에 불질러 80명 살해
입력 2012-08-30 19:23
베네수엘라 아마존 밀림에서 금 채굴업자들이 현지 야노마미 원주민들을 공격해 80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브라질 국경에서 가까운 원주민 마을에서 채굴업자들이 원주민들의 공동가옥에 방화를 하면서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야노마미족 이로타테리 마을에 불을 질렀다. 당시 사냥에 나섰던 3명을 제외한 80명이 사망했다.
광부들의 원주민 공격 사실은 통신시설이 제대로 없는 오지에서 발생하는 바람에 외부세계에 알려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번 사건은 원주민 후원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이 시신들이 널린 마을을 발견할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야노마미 원주민들은 앞서 금광 광부들이 그들의 지역에 침범해 온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등 이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돼 왔다. 100여개 마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야노마미족은 최근 금값 급등으로 이 일대 불법 금광 채굴이 급증함에 따라 생활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불법 금광 채굴업자들은 밀림 지역 내에 원주민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개발 허가를 받는 점을 이용해 원주민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2만명에 달했던 야노마미 원주민들은 현재 1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원주민 지원단체들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이번 사건 수사를 촉구했다. 또 브라질 당국과 협력해 밀림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는 광부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아마존 밀림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원주민 지역에서 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채광과 벌목, 거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