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한우 폐사는 독소 음식물이 원인”… ‘보튤리즘 독소증’ 확진

입력 2012-08-30 18:58

전남 나주의 한우 폐사 원인은 독소 음식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주시는 30일 남평읍 정모씨의 축사에서 발생한 한우 집단 폐사는 농림수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오염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발병하는 세균성 식중독인 ‘보튤리즘 독소증’에 따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토양에서 유래하는 독소 중독증인 보튤리즘은 보튤리즘균이 생산한 신경독소가 신경 마비나 근수축을 일으켜 주저앉거나 호흡 곤란, 침 흘림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수 시간에서 수 주 안에 호흡근육 마비로 소를 폐사시키는 병이다. 치사율은 35∼40%로 알려졌으나 가축에서 가축으로 옮기는 전염성은 없다. 1999년 경기도 포천의 한 목장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먹은 소 95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이 균은 생성된 신경 독소를 소들이 사료와 함께 먹거나 부패한 건초 등을 먹고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오염된 동물의 사체를 먹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정씨 축사에서 집단 폐사한 한우의 위에서 닭뼈 등 동물뼈와 노끈, 고추 등 이물질이 검출됐다.

시는 보튤리즘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인근 1㎞ 이내 6곳의 소 사육농가(200여 마리)에 백신약품을 공급하고 접종하도록 했다. 또 비위생적인 남은 음식물 급여를 중지하도록 했다.

시는 당초 부검한 한우의 장(腸) 심장 등에 출혈이 있고, 근육이 부패하는 것으로 미뤄 폐사원인을 법정 가축전염병 2종인 ‘기종저’로 추정했었다. 정씨의 축사에서 기르던 한우 18마리 중 9마리는 지난 19일부터 3∼4일 뒤 폐사했다.

나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