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훔치고… 한밤중 매장 습격하고… ‘스마트폰=돈’ 청소년 절도 범죄 기승

입력 2012-08-30 18:29

찜질방 등을 돌며 상습적으로 휴대전화를 훔친 가출 청소년들과 한밤중 휴대전화 매장을 급습해 스마트폰 수십대를 훔쳐 달아난 10대 2명이 검거되는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30일 가출 청소년들에게 휴대전화 절도 방법을 가르쳐 500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등)로 서모(25)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함께 휴대전화를 훔친 가출 청소년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 등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가출 청소년 8명을 모아 인천시 연수동에 마련해 놓은 원룸에서 숙식하게 한 뒤 휴대전화 훔치는 법을 가르쳤다. 서씨 일당은 이어 지난 14일 서울 용산의 한 찜질방에서 피해자가 머리맡에 둔 9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인천, 부평 등의 찜질방과 사우나에서 42회에 걸쳐 휴대전화 59대(5550만원 상당)를 훔쳤다.

노원경찰서는 휴대전화 판매점 강화유리를 깨고 미개봉된 스마트폰 37대(34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로 김모(15) 조모(15)군을 체포했다. 김군 등은 지난 21일 새벽 2시47분쯤 서울 중계동 휴대전화 판매점 유리를 소화기와 돌멩이로 깨뜨리고 스마트폰을 훔쳐 갤럭시S3는 대당 35만원, 갤럭시 노트는 대당 23만원을 받고 장물업자에게 팔아 총 730만원을 챙겼다.

조사 결과 친구인 김군과 조군은 올 초 가출해 생활비와 용돈 마련을 위해 사우나 등에서 휴대전화를 훔쳐오다 올 상반기에 13번이나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그동안 훔친 스마트폰을 팔아 오토바이 2대를 구입하고 여관비와 유흥비로 탕진한 뒤 더 많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휴대전화 판매점을 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중고폰 거래도 활성화되면서 전단지를 통해 스마트폰을 대당 수십만원에 매입하는 장물업자들이 생겨남에 따라 훔친 스마트폰을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때문에 생활비가 필요한 가출 청소년, 돈을 벌 수 없는 학생들이 현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스마트폰 절도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