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243㎜ 등 남부 물폭탄… 2명 사망·3명 부상
입력 2012-08-30 23:26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30일 남부지방에 상륙한 뒤 당초 예보와 달리 중부지방이 아니라 경북지방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덴빈’의 중심기압은 992헥토파스칼(h㎩)이며 최대 풍속은 초속 23m로 관측됐다. 이틀 전 남부지방에 영향을 줬던 ‘볼라벤’의 최대 풍속이 초속 45m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력이 비교적 약했다. ‘덴빈’은 강풍반경도 170㎞로 ‘소형’ 태풍으로 분류됐다.
‘덴빈’은 이날 낮 12시 전남 고흥 부근 해안에 상륙해 4시에는 경북 김천 부근으로 이동했다. 기상청은 31일 오전 ‘덴빈’이 동해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덴빈’은 서울 부근을 지나 수도권을 관통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며 동쪽으로 밀려났다.
‘덴빈’이 지나가면서 남부지방 곳곳에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진도 243.5㎜, 정읍 220.5㎜, 목포 181.1㎜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호남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이날 제주 고산에서는 초속 34.1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순간 최대 풍속을 기록했고 목포 33.7m, 완도 29m 등 초속 20m 안팎의 강풍이 불었다.
폭우로 서남해안 지역에선 침수가 잇따랐다. 목포·진도에서는 저지대 주택과 도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목포시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6차로 도로와 2·3호광장 등 저지대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한동안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3호광장 저지대의 주택 20여채도 침수됐고, 온금동 옛 충무동사무소 인근 길이 40m, 높이 2m의 옹벽이 붕괴됐다. 목포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도로 옆 안전지대에 주차돼 있던 차량 50여대도 물에 잠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0일 오후 11시 현재 ‘덴빈’으로 인해 사망 2명, 부상 3명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남 영암에선 장모(여·52)씨가 넘어진 대형 철제 구조물에 깔려 숨졌고 충남 천안에선 배수로에서 통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서모(66)씨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또 전남 무안에선 주택 1채가 전파됐고 목포 진도 신안 무안 등에선 총 44동의 주택이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46가구 6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제주 전남 광주 대전 충남 경남 지역에선 15만5000가구가 정전됐으나 95%가 즉시 복구됐다.
한편 중대본은 지난 12∼16일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전북 군산, 충남 공주·청양, 경기 연천 등의 사유피해 시설 주민에게 조기 생계 안정을 위한 재난지원금 53억원을 이날 긴급 지원했다. 전정희 선임기자, 무안=이상일 기자,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