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여성들 ‘친정엄마와 4박5일’… 아세아연합신대 등 후원, 만남의 시간

입력 2012-08-30 10:49


“친정엄마를 만나는 게 소원이었는데…. 제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진 것 같아요.”

30일 경기도 양평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총장 김영욱) 학생관. 이곳에서 만난 다문화 9가정, 50여명의 가족들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종 웃음꽃을 피웠다.

‘친정엄마와 4박5일’이란 이름의 이날 행사는 베트남과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사는 다문화 가정의 친정엄마를 한국에 초청, 딸을 만나 볼 수 있도록 주선한 프로그램이었다.

2006년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응우엔 티타잉투위(38·양평 양동면)씨는 부푼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응우엔씨는 엄마가 관절이 좋지 않아 인삼이랑 녹용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응우엔씨는 이날 엄마랑 신나는 게임을 함께하면서 “엄마 사랑해요. 멋진 나라, 이 한국 땅에서 더 열심히 노력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게요”라고 손을 잡았다. 옆에 있던 아들 장혁(6)군도 “외할머니 손잡고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결혼 6년차 이이카인(33·경기도 양평 강하면)씨는 미얀마의 친정엄마를 만난다는 설렘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또 친정 엄마에게 김치찌개 등 대접할 음식을 준비하느라 며칠을 바쁘게 보냈다.

이들의 만남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KB국민카드, 양평군 등이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주최 측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다문화가정 9명의 친정 엄마들에게 항공료와 가족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한화콘도는 숙박을 제공했다.

김영욱 총장은 이날 “친정엄마를 만나는 이 행사를 진행하고 다문화가정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면서 “앞으로도 이 땅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주 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딸을 시집보낸 루디아 사반(48)씨는 “딸의 한국생활이 무척 궁금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그동안 하나님께 기도한 응답을 받은 것 같다. 걱정이 싹 사라졌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다문화가정 친정 엄마 9명은 서울 명동과 경복궁, 용문산 자연휴양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을 관람하고 31일까지 서울·경기 일원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양평=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