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수] CJ 해찬들-대상 청정원

입력 2012-08-29 21:26


“진짜 매운 맛 보여주마”

CJ제일제당 해찬들과 대상 청정원이 2000억원 규모의 고추장 시장을 두고 피말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경쟁 때문에 시장 1위 자리는 수시로 뒤바뀌고 있다.

최근의 승자는 해찬들이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해찬들의 시장점유율은 53.5%(AC닐슨 기준)로 36.1%인 청정원을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는 49.3%대 39.5%로 해찬들이 앞섰는데 차이를 더 늘렸다는 것이다.

반면 청정원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37%(TNS CPS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해찬들(46.2%)과 10% 포인트 안쪽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보통 시장점유율은 닐슨 자료를 활용한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청정원의 순창고추장이 시장 1위를 달렸다. 1989년 장맛으로 유명한 순창지역의 이름을 딴 순창고추장은 주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고, 1위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찬들이 2005년 CJ제일제당에 인수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CJ제일제당은 기존의 ‘태양초 골드 고추장’을 업그레이드해 텁텁한 맛을 없애고 맵고 칼칼한 맛을 강화하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등 청정원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해찬들은 2009년 업계 최초로 모든 원재료를 국산으로 사용한 ‘100% 국산 고추장’을 내놨고, 청정원은 2009년 밀가루 대신 쌀을 넣은 쌀고추장을 먼저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댕겼다. 해찬들도 2010년 쌀고추장을 출시했다.

두 회사는 결국 맛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인식하고 끊임없이 맛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청정원은 지난해 ‘항아리 원리 신발효공법’을 개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방식의 발효기법을 도입해 한국적인 매운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해찬들은 지난해 8가지 국산 원재료를 엄선한 ‘8선 태양초 고추장’을 내놓으며 냉장 고추장 시대를 열었다. 제품 생산 후 일주일 정도 후숙성 과정을 거치고 냉장유통을 통해 최상의 맛을 유지한 제품이라는 게 해찬들의 설명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