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학력 시대의 한국사회] 고학력 기혼여성 취업엔 도움 별로…
입력 2012-08-29 19:08
한국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2010년 기준 80.5%까지 높아졌다. 여고생이 남고생보다 대학 진학을 많이 하기 시작했고, 주요 국가고시에서 수석을 여성이 차지하는 것도 이젠 낯설지 않다. 부부간에는 아내 학벌이 갈수록 높아지고, 고학력 여성의 사회진출 의지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고학력 기혼 여성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등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공개한 논문 2편은 여성 고학력 시대의 한국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의 기혼 여성에게는 ‘학력이 높을수록 고용률이 높아진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김창환 캔자스대 교수가 발표한 ‘교육, 혼인, 한국 여성의 고용률과의 관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의 경우 대졸 이상이 고졸자에 비해 고용 확률이 높았지만 기혼 여성은 대졸 이상 학력자와 고졸자 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1966∼70년 1.1% 수준이던 대졸 이상 여성 인구 비율이 2005∼2010년 20.1%로 크게 늘면서 같은 기간 여성 고용률이 27.1%에서 48.5%까지 뛰어올랐다”면서 “여성 고학력이 전체적으로는 고용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혼 여성만 따로 보면 교육 프리미엄 효과는 85년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85∼90년 사이에는 대졸 기혼 여성이 고용될 확률이 고졸 기혼 여성보다 2.37배 높았지만 2005∼2010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결혼한 여성의 경우 한번 경력이 단절되면 교육 정도와 무관하게 좋은 일자리에 고용될 확률이 적은 사회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녀교육 문제도 한 요인으로 추정됐다.
김 교수는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은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중산층인 경우가 많아 저학력 여성보다 자녀교육에 대해 더 많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