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교회 ‘세상이슈 와치’… 개교회가 신천지 폐해 알리는 영상물 직접 제작
입력 2012-08-29 18:24
서울의 한 교회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폐해를 알리고자 영상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했다. 교계에 6개의 방송사가 운영되고 있는데도 개 교회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심층 기획영상물 제작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장의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이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세상이슈 와치(Watch)’라는 이름의 70분짜리 대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세상이슈 와치’는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사회적 이슈를 분석하기 위해 마련된 영상물로 첫 회 주제를 ‘사이비 이단세력 신천지’로 잡았다.
‘세상이슈 와치’는 탤런트 송재호 오륜교회 장로가 사회를 맡고 심창섭 전 총신대 교수와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구리상담소 신현욱 소장이 출연했다. 대담자들은 신천지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교회외부 성경공부 중단과 교회중심의 신앙생활이라는 예방책을 제시했다.
총신대에서 23년간 역사신학을 가르친 심 교수는 “교회사적으로 봤을 때 이단은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 진짜 정체를 보여준다”면서 “신천지도 비유를 통해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요한계시록을 문자적으로 해석한다. 특히 이만희를 예수님의 대언자로, 말세의 대언자로 반복 지칭하면서 교인들을 잘못된 교리에 몰입시킨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신천지에 대처하기 위해선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먼저 신천지의 프레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회 외부의 비공식적 성경공부를 절대 금지시켜야 한다”면서 “신천지에 빠진 성도들을 일방적으로 이단 취급하기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 전문기관에서 치유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천지 최고위직으로 활동하다 2007년 탈퇴한 신 소장도 “신천지는 지상의 천국이 신천지의 교주인 이만희를 통해 구현됐으며 그를 믿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이라며 “신천지는 철저히 자기 신분을 속여 친분을 쌓고 성경공부를 유도하는 거짓말·연기훈련을 하고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위장 교회와 기도원 문화센터 동아리를 통해 성경공부를 경험한 피해자들은 세뇌와 교리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면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말도 안 되는 교리에 넘어가게 된 이유가 그들의 영적 갈급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채워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가 아무리 위장해도 절대 피할 수 없는 게 성경공부”라면서 “성도들이 성경을 이용한 영적 사기 수법에 빠지지 않도록 교회 밖 성경공부를 철저히 금지시키고 교회·목회자 중심의 신앙생활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호 목사는 “조건부 시한부 종말론을 유포시키는 신천지는 정통 교회를 와해시키고 가출 폭력 방화 이혼 살인 등 반사회적 혼란까지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종교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기독교인이 관심 가져야 할 사회적 이슈를 영상으로 제작해 보급할 것”이라며 “주폭(酒暴) 문제 등 기독교 가치관에 따라 시사 이슈를 꾸준히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오륜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oryun.org).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