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김기덕 감독 “상 받는다면 애국가 1절 부르겠다”…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받아 출국
입력 2012-08-29 18:10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김기덕(52) 감독이 29일 서울 을지로의 한 극장에서 출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감독의 18번째 영화인 ‘피에타’는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과 비밀에 관한 작품. ‘피에타’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한국 영화로는 7년 만에 베니스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김 감독 개인으로는 ‘섬’(2000) ‘수취인불명’(2001) ‘빈집’(2004)에 이어 베니스 초청만 네 번째다.
그는 경쟁부문 초청에 대해 “동시대 영화와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과 같다”며 “수상을 하면 해외에 영화를 널리 알릴 수 있으니 상을 주신다면 거절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상을 받는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 1절을 부르겠다. 그리고 다음 영화를 꼭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영화 역사에서 최고의 영화는 없고 세상 모든 상황을 영화 한 편에 응축할 수도 없다”며 “그래서 이전에 내가 만든 영화나 ‘피에타’나 모두 최고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근 ‘이야기쇼 두드림’(KBS2) ‘강심장’(SBS)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는 “연예 방송은 문맥을 자르진 못하더라. 말을 하면 고스란히 잘 전달이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두드림’을 나가도 김기덕은 김기덕이고 ‘강심장’을 나가도 김기덕은 김기덕이다. 내가 하는 말은 내 의식을 토해내는 것이니까 신문 인터뷰와 별 차이는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근 ‘손석희의 시선집중’(MBC)에서 존경하는 분으로 손석희 교수와 이창동 감독을 거론했는데 한 명을 빼먹었다. 정치인으로서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씨가 나한테 배움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피에타’ 외에도 비경쟁부문인 ‘베니스데이즈’에 전규환 감독·조재현 주연의 ‘무게’,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오리종티’ 부문에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가 초청됐다. 영화제는 다음 달 8일 폐막식을 갖고 최우수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 수상작을 발표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