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새 정치인’ 도래 신호탄인가

입력 2012-08-29 19:19

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선진통일당을 탈당했다. 조만간 새누리당에 입당하기 위해서다. 유 시장은 “명품 세종시 건설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같은 당의 이명수 의원은 오늘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 입당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5명인 선진당의 한계가 뚜렷해 정책이나 이념에서 가장 적합한 새누리당을 택하기로 했다”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의원 지역구인 충남 아산의 일부 시의원들도 동반 탈당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외에 선진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길 대전·충남지역 기초단체장들이 몇 명 더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등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이 정계개편 진원지로 부상했다.

정당 선택은 개인의 자유라 할 수 있다. 이 의원과 유 시장이 언급한 탈당 이유도 전혀 터무니없다고 할 수 없다. 외연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들이 들어오겠다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뒷맛이 씁쓸하다. 대선이나 총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났던 ‘철새 정치인’이 올해도 기승을 부릴 것임을 예고하는 징후로 보이는 탓이다. 새누리당 품으로 들어가려는 보수 성향의 철새 정치인도 문제이지만, 야권의 경우 보다 큰 규모의 이합집산이 예상된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결정된 뒤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칠 시기가 되면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안 교수 쪽으로 줄을 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철새 정치인들은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면서도 한결같이 ‘충정어린 결단’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다. 올 대선 즈음해 모습을 드러낼 철새 정치인들은 2014년 지방선거나 차기 총선 공천, 또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의 논공행상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정치 혐오증을 키우는 처신이다.

정권을 잡으려는 정당들과 대선후보들은 한 표가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입신양명에 눈이 어두운 철새 정치인들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