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은 100억弗 수출 위한 조치”… 홍사덕 발언 논란

입력 2012-08-29 19:03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경선 캠프 수장이었던 홍사덕 전 공동선대위원장이 29일 “1972년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연장보다 수출 100억불을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이 내걸었던 ‘10월 유신, 100억불 수출, 1000불 소득’의 기치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71년까지 와이셔츠, 합판, 가발 등을 힘들게 팔아가며 수출 10억불을 달성했지만, 100억불은 중화학 공업 육성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유신이 없었으면 100억불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잃어버린 20년’”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밟았던 경제성장의 가속페달이 풀리면서 90년대부터 성장이 주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유신의 나쁜 점만 거론하며 박 후보를 공격하는데 비열하다. 내가 박 후보라면 (이 논란에서) 절대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러시아 개혁군주 피터 대제(표트르 1세)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피터 대제는 사실 폭군이었지만 모든 러시아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성공한 지도자로 피터 대제를 꼽지 않았느냐. 성과만큼은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