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선장·건설사 직원 기지 덕분에… 닻줄 끊어진 여객선장 파도와 싸우며 버텨 충돌 막아

입력 2012-08-28 21:25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잇단 피해 속에서도 70대 선장(船長)의 경륜과 건설현장 직원의 기지로 선박들과 열차의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전북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40분쯤 부안군 격포항에 피항 중이던 228t급 파장금카훼리호의 닻줄이 끊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났다. 당시 격포항에는 200여척의 어선 등이 피항 중이어서 여객선이 표류했더라면 자칫 2차 충돌로 인명 피해와 기름 유출 사고 등이 날 뻔한 상황이었다.

닻줄이 끊기자 선내에 있던 송주길(70) 선장은 선원 4명과 함께 여객선을 격포항 밖으로 돌려 방파제를 빠져나가 파도와 싸웠다. 송 선장이 시간을 번 틈을 이용해 군산해경 변산파출소와 운항관리실, 여객선사는 피항 중이던 어선들을 정리해 여객선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앞바다에서 1시간여 동안 버티던 여객선은 오전 11시쯤 다시 격포항에 안전하게 들어왔다.

앞서 호남선 신태인∼정읍역 구간에서 오전 8시44분 인근 공사장의 컨테이너 박스가 선로로 날아들었지만 건설사 직원과 기장의 침착한 대처로 KTX열차의 사고를 막았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강풍으로 인해 선로 옆에 있던 가로 3m, 세로 9m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가 기차선로 안으로 날아들었다.

호남고속선 건설사인 G사의 직원 박모씨가 때마침 이곳으로 달려오던 기차(용산발 광주행 KTX 제601열차)를 발견하고 급히 웃옷을 벗어 흔들며 비상상황을 알렸다. 기관사 이모(42)씨가 이를 확인하고, 곧 비상정차를 해 열차는 컨테이너를 불과 80m 앞두고 멈춰 섰다.

이 열차는 20량으로 승객 92명이 타고 있었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