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태형 50대 맞는 여성 디자이너… 이집트인 와파, 사우디 공주와 충돌, 횡령혐의 체포

입력 2012-08-28 18:59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던 이집트의 여성 디자이너가 왕실과의 충돌 이후 태형 500대와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어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집트 여성 나글라 와파(39)는 2009년 사우디 공주와 레스토랑 사업 문제로 충돌을 빚은 뒤 왕실 자금을 착복한 혐의로 사우디 당국에 체포됐다. 와파는 체포 20개월 뒤 기소된 이후 태형 및 징역형을 선고받고 사우디 알 말즈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채찍으로 범죄자의 등을 때리는 태형은 사우디에서는 아직도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형벌 중 하나다. 와파는 일주일에 50대를 넘지 않는 선에서 태형을 받고 있다.

와파 가족들은 “지난 5월까지 태형 200대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며 “와파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태형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쌍둥이 소년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와파에게 수감 중 한 달에 한 번씩 가족과의 전화 통화가 허용됐다. 그러나 가족들이 이 사건을 공론화한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가족들은 한 달 전 마지막 통화 당시 와파는 매우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태였다고 전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이집트 국가여성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은 사우디 당국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즉각 와파의 석방을 요구했다. 특히 태형은 즉시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와 사우디 측은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산하 자유정의당만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다. 와파 가족들은 “사우디 주재 이집트 대사는 자신의 일보다 월급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사우디에 있는 이집트 교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