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공화 전당대회… 뉴스 중심서 멀어지는 무대
입력 2012-08-28 18:59
허리케인 손님을 맞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4년 전에 이어 뉴스의 중심에서 밀려나면서 ‘전당대회 회의론’이 새어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전통적 전당대회가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4일을 소요해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행사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의 경우 연방정부가 주최 보조비 1800만 달러를 쓴다. 탬파시도 연방정부로부터 보조받은 5000만 달러를 보안비용으로 지출한다. 당이 쓰는 돈도 5500만 달러에 이른다.
뉴스의 중심에서는 갈수록 멀어지는 실정이다. 공화당은 2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행사를 개막 직후 휴회하고 첫날 일정을 생략했다. 그러고도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될까 전전긍긍이다.
유권자들도 사뭇 냉담한 분위기다. CNN이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75%의 누리꾼이 ‘전당대회가 미뤄지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다’고 답변했다. ‘행사가 짧아져 안타깝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로이터는 “전당대회는 곧 멸종될 공룡과 같다”고 평했다. 전당대회에 항의하는 200여명의 시위대가 탬파시 컨벤션센터 인근 도로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도 가뜩이나 어려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후보 지지연설을 해 달라는 요청에 “나는 그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았다”며 “(롬니를 지지하는 건) 내가 지난 30년 동안 해온 일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유력 정치인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영예로 여겨지던 전당대회 연설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다.
한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후보가 낙태 관련 발언으로 이날 또 사고를 쳤다. 톰 스미스 펜실베이니아주 후보는 기자들에게 낙태 반대 소신을 밝히다 ‘만약 당신의 딸이나 손녀가 강간으로 임신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며 “혼외정사로 인한 임신이었다”고 답변했다. “아버지 된 입장에선 굉장히 비슷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민주당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