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고보경 캐디 할아버지 유명세 톡톡
입력 2012-08-28 18:49
최연소로 LPGA투어 CN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의 골프백을 매고 다닌 예순 셋 할아버지 캐디가 지역사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나다 일간 밴쿠버선은 27일(현지시간) 하루아침에 메이저 골프대회 우승자의 유명 캐디가 된 브라이언 알렉산더(사진)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내 골프 인생에서 오늘처럼 좋은 날이 없었어요.”
알렉산더는 이제껏 취미로만 골프를 즐겨왔을 뿐, 진짜 직업은 부동산업자다. 집 근처에 있는 밴쿠버골프클럽 회원으로 10년 넘게 골프를 치러 다닌 게 전부다. 리디아 고와 인연이 닿은 건 대회 4일 전인 22일. 리디아 고의 어머니가 대회가 열리는 밴쿠버골프클럽 사정에 밝은 현지 캐디를 물색했고, 골프장 측이 자원봉사를 지원했던 알렉산더에게 연락해 리디아 고와 만나게 된 것이다.
알렉산더는 리디아 고에게 어디에서 공을 치면 코스 밖으로 벗어나기 쉬운지, 퍼팅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등을 조언했다. 손녀뻘 선수도 ‘할아버지’ 캐디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리디아가 ‘브라이언’이라고 부를 때는 꼭 제 딸 매기 같았아요. 매기같지 않게 훨씬 제 말을 잘 들었지만요.”
그는 “리디아가 심리적 압박 속에서도 점점 나아졌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연습할 때는 좀 긴장한 듯 보였는데, 실전에서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모든 압박을 벗어버리고 정확하게 치더군요.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알렉산더는 “여러가지 일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유명해진 건 처음”이라고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