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文대세론… 강원 공들여 온 손학규 ‘충격’
입력 2012-08-28 20:51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선 순회경선에서 3연승을 내달리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강원 경선에서 승리를 자신했던 손학규 상임고문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8일 원주에서 치러진 강원지역 경선에서 유효투표수 6187표 중 283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문 고문은 득표율 45.85%로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강원지역 강세가 예상됐던 손 고문의 득표율(37.6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모바일투표 불공정 시비가 일었지만 경선 파행의 원인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 고문에 대한 지지를 결집시켰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세론’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은 일단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이겼지만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사이에서 누가 1등을 하느냐가 다가 아니다. 국민에게 다가가고 신뢰받는 경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경선 파행에 대해 국민들이 판단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며 “대세론이 또다시 확인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비문(非文·비문재인) 주자 3인은 또다시 고개를 떨궜다. 특히 손 고문의 충격이 컸다. 강원지역은 손 고문과 인연이 깊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손 고문은 2008년 당 대표 시절 총선 참패 후 춘천에서 2년간 칩거생활을 했고 1970년대 유신시절 학생·노동운동을 할 때도 강원도 탄광촌과 과수원 등지에서 수배 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 결국 경선 파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예상 밖 결과여서 참담하다”고 했다.
합동연설회장은 경선 파행이 정상화된 뒤 치러지는 첫 대결이어서 주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문 고문을 제외한 3인은 경선과 관련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고문은 성경 구절을 인용해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네 일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라고 말하며 간접적으로 당 지도부와 문 고문을 비판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모바일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솔로몬 앞에서 자식을 살리기 위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경선에) 돌아왔다”고 말했고, 정세균 상임고문은 “공정하고 신뢰받아야 할 경선이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문 고문은 “우리가 싸울 상대는 당밖에 있다”면서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이길 수 있다. 우리끼리 상처내고 분열할 때가 아니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원주=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