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음료업계 블랙컨슈머 ‘골머리’… 거짓 밝혀져도 이미지 타격

입력 2012-08-28 18:32

식품·음료업계가 악의적으로 제품을 비방하는 블랙컨슈머 때문에 끊임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들이 악성루머 유포 등 악의적 행동을 일삼아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나 루머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브랜드 신뢰도나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소주 ‘처음처럼’에 대한 블랙컨슈머의 허위사실 유포로 오랫동안 곤욕을 치렀다. 2006년부터 소비자 김모(65)씨가 수차례 고의로 자신의 블로그에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것. 김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처음처럼’이 알칼리 환원수를 제조용수로 사용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를 물었으나 ‘적합하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처음처럼’의 제조면허 취득과정은 불법이며 제조용수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고발했다가 명예훼손을 이유로 형사고소 당했다” “롯데가 오물을 정수해서 소주를 만든다”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결국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법원은 명예훼손 등을 인정해 지난 16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3월에는 한 소비자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에서 ‘처음처럼’이 유해물질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자신을 임산부라고 밝힌 한 소비자가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에서 종업원에게 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소비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채선당의 브랜드 이미지는 땅에 떨어진 뒤였다.

2010년에는 성탄절을 앞두고 뚜레주르 가맹점을 운영하던 한 개인사업자가 “파리바게뜨 식빵에서 죽은 쥐가 나왔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려 문제가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경쟁업체인 파리바게뜨의 매출에 타격을 주기 위해 죽은 쥐를 반죽에 넣고 식빵을 구웠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파리바게뜨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먹고 마시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민감해 블랙컨슈머들의 표적이 되기가 쉽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