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지출 로열티 5조 육박… 사상 최대

입력 2012-08-28 18:21


특허권 등 외국에 지급하는 지적재산권(지재권) 사용료 지급액이 올해 상반기 5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을 많이 해도 로열티로 수익의 상당부분을 지출하는 구조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보듯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는 상황에서 ‘지재권 적자무역’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수지 통계 가운데 ‘지재권 등 사용료’ 지급액이 올 들어 1분기 24억2100만 달러, 2분기 18억8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지급액은 43억8000만 달러(4조8896억원)로 지난해 상반기(37억7700만 달러)보다 14.1%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재권 등 사용료는 국내 기업이 상표나 특허기술 같은 지재권 등을 사용한 대가로 해외 기업 등에 지급하는 돈이다.

국내 기업이 특허권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돈(20억5300만 달러)도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수입에서 지급액을 차감해 계산하는 지재권 사용료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1분기와 2분기 각 13억400만 달러, 9억5100만 달러 적자로 상반기에만 22억5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른 한국의 기술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기술무역수지란 특허권과 상표권 등의 수출입을 포함해 국가 간 기술지식·기술서비스 무역과 관련된 거래상황을 보여준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기술수출액에서 기술도입액을 뺀 기술무역수지는 2010년 68억8900만 달러 적자였다. 기술수출액은 전년보다 2억3700만 달러(6.6%) 감소했고 수입액은 17억9600만 달러(21.3%) 늘어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20억3300만 달러 증가했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로열티 지급액이 늘어나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들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하면 전반적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