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聖地, 발과 마음으로 보다… ‘이원희 목사와 함께 떠나는 성지행전’

입력 2012-08-28 17:26


이원희 목사와 함께 떠나는 성지행전/이원희 지음/평단

저자인 이원희 목사는 국내의 대표적인 성지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1994년 이후 지금까지 65회에 걸쳐 성지를 답사했다. 출입이 제한된 금지 구역을 다니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성경 속 633도시여행’ ‘포토바이블’ ‘포토성경사전’ 등을 저술했다. 국민일보에 1년 동안 ‘성서 속 도시 이야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각종 매체에 성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발과 마음으로 쓴 성지 이야기다.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에덴동산으로부터 족장시대, 출애굽과 광야방랑시대, 가나안 정복시대, 사사시대, 통일왕국시대, 포로·귀환·중간시대의 주요 지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구약 성경의 배경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성경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다보면 구약시대 하나님 백성의 삶과 하나님의 숨결을 세밀히 느낄 수 있다.

책은 5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 ‘약속의 땅을 찾아 가는 길’에서는 오늘날 에덴동산으로 추정되는 터키 아라랏산 남쪽의 반 호수에서부터 바벨탑 건설지인 시날 평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했던 모리아산, 아브라함과 이삭이 우물을 판 브엘세바, 야곱이 꿈을 꾼 벧엘 등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명과 유래, 지금의 모습들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묵상을 덧붙인다. 수없이 성지를 찾았던 저자의 묵상은 이 책에 단순한 성지안내서 이상의 인문학적·영적 가치를 덧붙이고 있다.

모리아산에서 저자는 “왜 하나님은 독자를 바치라는 그토록 어려운 시험을 아브라함에게 요구하셨을까”라는 질문을 한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아브라함의 이삭 희생’이라는 부조화를 통해서 해답을 찾았다. 많은 화가와 조각가들은 아브라함이 손에 칼을 들고 이삭을 바치는 모습을 천사가 그 칼끝을 붙잡고 있는 모습으로 그리고 조각했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이삭을 바치는 것은 그로선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절대 절망이라고 생각했던 손에 들린 칼끝을 하나님이 붙잡고 계셨다는 것을 저자는 부조화를 통해서 깨달았다. 저자는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포기한 그것을 붙잡고 계신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칼끝을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만 바라본다면 우리 역시 어떤 큰 고난도 견디어 낼 수 있다.”

2장 ‘고난은 축복을 담는 그릇’에서는 얍복강과 브니엘, 도단, 고센, 홍해, 마라 등이 나온다. 3장 ‘새 부대로 정복에 나서며’에서 독자들은 가데스 바네아, 여리고와 아이, 그리심 산과 에발산 등을 만난다. 4장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으로’에서는 하롯 샘, 나오미의 들판, 실로, 기브온 등을 접한다. 5장 ‘주님 가신 그 길을 따라’에선 욥바와 니느웨, 다니엘의 무덤, 다윗의 도피처 등에 대한 소개를 받을 수 있다.

성지 답사를 65회나 하면서 성지를 이해하는 저자의 연륜은 강하고 깊어졌다. 단순하게 현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정보를 얻는 초기 차원을 넘어 성지 현지에서 일어난 사건과 말씀을 묵상하며 그 땅에 임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벧세메스에서 경험한 은혜를 이야기한다. 벧세메스의 길은 새끼를 집에 두고도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에그론에서 벧세메스까지 법궤를 끌고 오는 사명을 다 한 후에 자신의 몸을 번제물로 내어놓은 한 암소의 길이다. 여기서 저자는 그 벧세메스의 길이야말로 자신이 걸어갈 길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성지에서 주신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만 있다면 기꺼이 벧세메스로 가는 암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