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투자↓ 무역흑자 규모↓ ‘상저하저’ 굳어지나

입력 2012-08-27 19:29


한국 경제의 상저하저(上低下低·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저성장)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 전체에 걸쳐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마땅한 ‘구원투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있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나 추가 경기부양 시행 여부는 연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99를 기록했다. CSI가 100 이상이면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SI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내수를 이끄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월보다 4포인트나 떨어진 67, 경기전망 CSI는 3포인트 하락한 78에 그쳤다.

국내 산업생산도 잿빛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산업활동 동향이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서대일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2% 하락하면서 3분기 초반 국내 경기가 2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2% 하락하는 등 제조업과 소매판매, 서비스업 생산이 일제히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생산은 지난 5월 0.5%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2분기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생산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225억 달러, 수입은 27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4억7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무역수지가 월말 회복되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무역수지(27억6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중국 경제 회복세 지연과 유로존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수출 감소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달 무역수지가 1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강준구 이경원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