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 火因은 ‘전기스파크’… 경찰, 합선원인 등은 못밝혀

입력 2012-08-27 19:09

지난 13일 29명의 사상자를 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 공사현장 화재는 전기합선으로 불꽃이 튀면서 발생했으며 통풍구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7일 유관기관들과 합동 브리핑을 갖고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3층 기계실 천장에 설비된 가설 전등 주변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지하3층 기계실 천장 전등 배선이 녹아 붙은 흔적과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한 51초 분량의 영상 등을 확인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당시 기계실에서 작업 중이던 목격자들로부터 “임시등 주변에서 불꽃(스파크)이 일어나면서 우레탄폼이 칠해진 천장에 불이 옮겨 붙었다” “즉시 소화기를 가져오고 차단기를 내렸으나 1∼2분 사이 불이 급격히 번졌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그러나 합선 원인과 착화 과정은 밝혀내지 못했다. 가설 전등의 과열이나 외부 요인에 의한 피복손상 등에 가능성을 두고 추가 감정과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유가족이 제기한 우레탄폼 구역 용접작업 여부에 대해선 화재 당일 오전 8∼9시 사이 지하 2층 우레탄폼 작업 구역에서 배관설비를 위한 용접작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오전 11시17분과는 2시간가량 차이가 있어 화재와는 무관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상황 대부분이 재구성됐고 수사 과정에서 현장 관리 부실 정황도 일부 확인했다”며 “공사관계자를 재소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