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평일 휴업’으로 절충점 찾나

입력 2012-08-27 19:02

전남 순천시가 대형마트 평일휴업을 제안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시행하고, 대형마트가 법원에 의무휴업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이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가운데 나온 새로운 해법이기 때문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역 내 대형마트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대형마트 자율로 휴일이 아닌 평일에 매월 2일 휴업토록 하는 방안을 권고키로 했다. 순천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4개 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규제를 시행해 왔으나 법원이 대형마트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협의해 지역 중소상인들과 상생을 꾀하고 입점상인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평일에 휴무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약 한 달간 적용한 후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면 평일휴업 방안을 세부규칙 개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평일휴업이 ‘합리적인 절충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배 이상 많기 때문에 주말에 월 2회 휴무하는 것은 사실상 이틀 이상 영업을 안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매출이 역신장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영업제한이라고 본다”면서 “평일휴업을 하면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지역 상권 보호 등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일휴업이 다른 지자체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지금보다 더 강화된 대형마트 규제안을 입법예고 하고 있어 강경한 규제 분위기가 누그러질지 미지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월 4회로 확대하는 등 규제 강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이미 10건 이상 발의해둔 상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