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10년새 4배… 비만수술도 급증세
입력 2012-08-27 18:59
신장 160㎝, 몸무게 117㎏의 고도비만환자 주부 A씨(55). 비만에 동반하는 당뇨·고혈압·고지혈증·지방간 등 무려 12가지 질병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8월 위우회수술(음식이 내려오는 길을 분리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1년 만에 몸무게는 82㎏까지 줄었고 당뇨·고혈압 등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허윤석 인하대 의대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 직후부터 6개월 이내 동반질병 증상이 대부분 개선된다”고 말했다.
고도비만환자에게는 약물, 운동, 식이요법보다 위를 잘라내거나 줄이는 수술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지난 10여년간 국내 고도비만 환자들이 4배 넘게 늘어나면서 관련수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연구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개 병원에서 수술(261명)과 비수술(224명) 치료를 받은 고도비만환자 485명을 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군의 체중 감소율이 22.6%로 비수술군(6.7%)보다 훨씬 높았다고 27일 발표했다. 비만수술은 위를 잘라내거나 밴드로 졸라매 음식물의 섭취 및 흡수를 줄이는 치료법으로,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5㎏/㎡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만 사용된다.
비만수술 후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이 개선된 환자는 수술군(57.1%, 47.1%, 83.9%)이 비수술군(9.5%, 19.8%, 23.6%)을 크게 웃돌았다. 비만치료의 결과, 수명도 수술군이 비수술군에 비해 0.86년 더 길었다.
또 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8년 0.17이던 20대 이상 고도비만 유병률(인구 1000명당 발병자수)은 2010년에는 0.71%로 12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20대의 경우 0.17%이던 유병률은 1.63%로 9배 넘게, 30대는 0.18%에서 1.01%로 5.6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비만수술도 2003년 125건에서 2009년 778건으로 늘어났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