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보고 모바일서 싸게… 쇼핑이 똑똑해지다
입력 2012-08-27 18:53
직장인 이모(40)씨는 가족과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이씨는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보고 같은 물건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매했다”면서 “백화점에 미안한 맘도 들지만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 종종 이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최대한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하는 건 물론이고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을 직접 해외에서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1번가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57억원으로 1분기 433억원보다 28.6% 증가했다. 월별 거래액도 6월 한 달간 2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170억원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는 것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들이 잇달아 인터넷 쇼핑에 진출하면서 백화점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모바일로 결제할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223만원가량에 판매되는 지방시 판도라백 링클 미디엄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 16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165만원 선인 멀버리 베이스워터는 120만원, 57만원 선인 프라다 사피아노 반지갑은 45만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모바일카드 활성화를 위해 업체들이 모바일에서 결제할 경우 추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백화점에서 구경하고, 온라인에서 장바구니에 담은 후 모바일로 결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옷이나 가방처럼 직접 체험해 보고 구입해야 하는 제품의 경우 백화점에서 체험해 보고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구입하는 사람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는 가격보다는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고객이 오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미국 드라마 등에서 본 최신 유행 제품 중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나 국내에 있지만 해외에서 사는 게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들은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해외 제품을 소비자 대신 구매해 배송해주는 ‘구매대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옥션이 운영하는 ‘이베이 쇼핑’의 경우 올해 회원수가 지난해보다 30%, 매출은 70% 이상 성장했다. 의류, 신발 등 패션상품은 전년보다 130%나 매출이 늘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G마켓이 운영하는 ‘글로벌 쇼핑’에서는 해외 육아용품이 특히 많이 팔리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