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운동 정상회의 개막… 이란核·시리아 사태 집중 논의

입력 2012-08-27 18:50

비동맹주의를 외교기조로 삼는 국가들의 회의인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개막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올해 NAM 회의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국익 다툼이 예상된다.

중국 신화통신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인권이나 팔레스타인 문제 같은 기존 안건 외에 이란 핵 문제, 시리아 사태, 이란과 이집트 관계 등 새로운 쟁점 세 가지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우선 이란 핵 문제와 관련, 이번 회의에선 최근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들의 이란 핵시설 선제 공격론 등 커져 가는 위협에 대응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란은 몇 년간 논란이 돼온 핵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 했으나 이스라엘 등이 주축이 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다. 따라서 이란은 이번 회의를 자국에 대한 제재 및 군사위협에 반대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알리 아크바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NAM 회의 개막 연설에서 “비동맹 국가들은 이란에 가해지는 불법적인 제재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데크 지바칼람 테헤란대학 교수도 “이란은 이번 기회를 미국으로부터 받는 압박강도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8개월 넘게 계속되는 시리아 유혈사태 역시 이번 회의의 핵심 안건으로 등장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의 알래딘 보루제르디 위원장은 “시리아에 대한 외세 개입에 반대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류가 단절된 이란과 이집트 관계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정상화될지도 관심거리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30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순회의장직을 이란에 넘길 예정이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슬람혁명 발발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따라서 무르시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된 점과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 관계 회복이 지정학적 구조상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