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빨리 먹으면 고지혈증·비만 부른다

입력 2012-08-27 18:18

식사를 빨리 하는 사람은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과 비만, 이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771명의 식습관과 각종 건강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식사시간이 짧을수록 비만과 고지혈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기름진 지방질이 많은 상태다. 특히 혈액 내 중성지방수치가 높아져 피가 잘 뭉치게 되고, 혈관내벽을 두껍게 만들어 혈관 내강을 좁히거나 들러붙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고지혈증이 심해지면 급성 심근경색과 뇌경색증 발병 위험도 급증하게 된다.

이번 조사 결과 건강검진 수검자들의 식사시간은 ‘5분 이상 10분 미만’이 44.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식사 시 ‘10분 이상 15분 미만’을 소비하는 사람은 36.2%의 분포였다. 하지만 식사할 때 5분이 채 안 걸리는 사람도 전체의 8%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대상자의 88.6%, 즉 10명 중 약 9명은 식사를 늦어도 15분 이내에 끝낸다는 얘기다.

김 교수팀은 이와 함께 이들의 체질량지수(BMI)도 조사해 식사시간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식사시간이 짧은 사람들일수록 하루 중 섭취하는 총 열량과 BMI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남성의 경우 식사 때 15분 이상 걸리는 경우보다 평균 110㎉를 더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식사 때 3분의 1 분량의 공기 밥을 더 먹는 것과 같다고 풀이했다. 그만큼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경우에 비해 체중이 평균 4㎏이나 높았고, BMI 역시 25 이상으로 비만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김 교수는 “빠른 식사가 고지혈증 유발 위험을 높이고 비만을 키우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식사하는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