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지폐 속 정선 그림 계상정거도 수록 ‘퇴우이선생진적첩’ 경매 나온다

입력 2012-08-27 18:47


1000원짜리 지폐 속 겸재 정선의 그림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사진)’가 수록된 보물 제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退尤二先生眞蹟帖)’이 경매에 나온다.

미술품 경매사인 K옥션(대표 이상규)은 다음달 11일 ‘선현(先賢)의 도(道), 500년을 잇다’라는 타이틀로 여는 가을경매에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의 글씨에 겸재의 진경산수 4점 등을 곁들인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이 추정가 27억∼45억원에 출품된다고 27일 밝혔다.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경매에 부쳐지기는 처음이다. 개인 소장 문화재의 경우 언제든 팔고 살 수 있으며 소유자 변경 시 문화재청에 신고만 하면 된다.

1975년 보물로 지정된 이 화첩에 실려 있는 ‘계상정거도’는 퇴계가 학문을 닦고 제자를 양성하던 도산서당의 모습을 겸재가 1746년에 그린 것으로, 2007년부터 1000원짜리 뒷면에 인쇄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듬해 이동천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박사가 자신의 저서 ‘진상(眞相)’을 통해 ‘계상정거도’가 가짜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으나 문화재위원회의 감정 결과 진품으로 결론났다.

이 화첩이 국내 경매 고미술 부문 최고가를 경신할지 관심이다. 현재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3월 18억원에 낙찰된 ‘백자청화운룡문호’가 갖고 있다.

경매에는 이밖에 높이 40㎝가 넘는 백자달항아리(4억원), 백자청화접시 10점(3억5000만원) 등 고미술품과 근현대 미술품 등 모두 164점(총 추정가 91억원)이 나온다. 출품작은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