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76세 성준경씨-최연소 21세 김은주씨 방송대 졸업식서 나란히 학사모 쓴다
입력 2012-08-27 19:28
한국방송통신대 올해 졸업식에서는 55세 차이의 두 졸업생이 함께 학사모를 쓴다.
최근까지 한 컨설팅 회사의 회장을 지낸 성준경(76)씨. 2010년 방송통신대 일본학과로 편입한 성씨는 졸업생 5300여명 가운데 최고령자다. 최연소 졸업자는 유아교육과 김은주(21)씨. 김씨는 경남 산청 생태마을에서 자라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친 뒤 2008년 방송대에 입학했다.
성씨는 서울대 경제학과(56학번) 졸업 후 한국은행을 거쳐 1983년부터 은행과 리서치 회사 전문경영인(CEO) 등으로 활동했다. 직장생활 중 시장조사, 은행경영 등에 관한 책을 쓰고 일본책을 번역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전국 최고령자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씨는 “한국은행 근무 시절 일본에 파견돼 2년간 근무한 이후 40여년간 일본책을 즐겨보며 일본어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방송대 편입 이유를 설명했다. 성씨는 다음 학기부터 방송대에서 ‘일본경제학’을 강의한다.
김씨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진학을 포기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지인 소개로 2년6개월간 대안고교 행정실에서 업무를 도왔다.
하지만 결국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 김씨는 2007년 8월 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이듬해 방송대에 입학했다. 전액 장학금을 다섯 번이나 받았고 이번에 졸업 우등상까지 받는다.
김씨는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너무 많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성씨는 김씨에게 “이렇게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젊은이를 보면 정말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무조건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을 찾아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