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치 효과? 美 무기 수출 호황… 2011년 663억 달러로 사상최대
입력 2012-08-27 18:46
미국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 하지만 무기 수출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1년 미국의 무기 수출액은 663억 달러(75조2500억원)를 기록했다. 단일 연도 판매로는 사상 최대 액수이며, 전년(2010년) 대비 3배 증가한 규모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0년 미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214억 달러였다.
이 신문이 인용한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거래된 규모는 853억 달러다. 미국의 수출액은 전체 시장의 78%에 해당한다. 그 이전까지 미국이 무기를 가장 많이 판매한 해는 2009년으로 310억 달러 규모였다. 세계 경기가 날로 침체해 가는데 지난해 무기 수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등 주변국들을 자극,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가장 큰 고객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개량된 F-15 전투기 84대와 수십대의 아파치·블랙호크 헬기, 미사일과 각종 물류지원 장비 등을 구입했다. 지난해에만 미국으로부터 334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는 34억9000만 달러 규모의 레이더 등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치누크 헬기 16대(9억3900만 달러)를 팔았다. 오만은 F-16 전투기 18대(14억 달러)를 사들였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우방들의 도시나 정유시설, 석유수송관, 미군기지 등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망(MD)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기경보 시스템, 종합적 지휘·통제·통신 시스템 등 최고가 장비와 무기가 필요하다. 미국은 중동지역 미사일 방어망 구축 계획 아래 개별 국가들에 장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기 수출 2위 국가는 러시아로 미국보다 한참 떨어지는 48억 달러(2011년 기준) 규모다. 일부 진보 학자들은 미국이 중동지역의 위기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 미사일 방어망 등 고가 장비 구입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