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태극소녀가 日 정벌 나선다…U-20 여자 월드컵 8강 격돌

입력 2012-08-27 00:49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에 이어 또다시 한·일전이 벌어진다. 이번에는 ‘태극 소녀’들이 나선다.

2012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전은하(강원도립대)의 두 골 활약을 앞세워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6점(2승1패)으로 이탈리아를 4대 0으로 완파하고 조 1위를 지킨 나이지리아(승점 7·2승1무)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30일 열리는 8강전 한국의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개최국 일본은 이날 열린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위스를 4대 0으로 대파하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과 대결 끝에 한국이 역대 최초 동메달을 따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의 한·일전이 성사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한 데다 3-4위전 후 박종우(부산)의 ‘독도 세리머니’로 미묘한 상황에서 또다시 숙적 일본과 만나게 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 여자 청소년 선수들은 2010년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과 3대 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우승컵을 안은 좋은 추억이 있다. 당시 우승을 이끌었던 여민지(울산과학대)와 이소담(현대정과고), 이정은(한양여대), 이금민(현대정과고) 등이 현 U-20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뛰고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도 일본과 묘한 인연이 바탕이 됐다.

한국은 U-20 월드컵 지역예선을 겸해 베트남에서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여자 축구대회에서 일본에 패해 4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U-20 월드컵 본선 개최지였던 우즈베키스탄이 시설 및 준비 미비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개최지가 일본으로 변경됐고,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남은 한 장의 티켓을 한국이 얻어 본선행 막차를 탔다.

정성천 대표팀 감독은 “일본을 만나는 게 더 낫다”며 “17세 이하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을 이겨본 선수들이 우리팀에 포진해 있다”며 4강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