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청소년야구 드림 페스티벌’ 연 양준혁 이사장 “청소년들에 꿈을 주고 리더로 키우고 싶어”

입력 2012-08-26 22:28


“야구에는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양준혁 야구재단 주최 ‘제3회 청소년야구 드림 페스티벌’이 25일 이틀 일정으로 경북 경산시 영남대 야구장에서 열렸다. 프로야구 선수에서 은퇴 후 야구봉사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한 양준혁(43) 이사장을 이날 오후 행사장에서 만났다. 그는 야구 철학과 야구 봉사의 의미를 함축한 한마디로 그의 과거와 미래를 표현했다.

최다홈런 등의 대기록을 남기고 2010년 7월 18년 프로생활을 마감한 양 이사장은 현역 시절부터 봉사하는 삶을 꿈꿨다. 그의 봉사정신은 선수 시절부터 유명했다. 2008년 독도 문제로 시끄러울 때 울릉도·독도 홍보대사를 맡았다. 은퇴 후에도 월드비전 홍보대사를 맡는 등 그가 맡은 홍보대사 직함만 8개다. 이러한 관심이 원동력이 돼 은퇴 직후 비등록 청소년 야구선수들을 위한 ‘제1회 양준혁 청소년야구 드림 페스티벌’을 열었다. 하지만 사재를 털어 일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지난해 5월 야구재단을 만들었다. 한달 15~20회 강연과 지금은 하차한 ‘남자의 자격’ 등 TV방송 프로그램 활동 등으로 7개월간 노력한 결과다. 양 이사장은 “1회 때는 40개 팀이었지만 2회는 48개 팀, 이번 대회는 66개 팀이 출전했다. 내년에는 120개 팀 참가가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양 이사장은 아이들을 치유하는 야구단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6월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저소득가정 자녀 등으로 구성된 멘토리야구단을 창단한 데 이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모아 야구단을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차별 때문에 주눅 들어 있고 방치할 경우 엇나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한데 섞여 야구를 하면서 차별이 사라졌고 아이들도 씩씩해졌다”고 멘토리야구단 운영 효과를 설명했다.

그가 이처럼 청소년 야구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야구가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더 큰 리더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양 이사장은 “희생정신과 팀워크, 규칙, 예절 등이 녹아 있는 야구를 통해 공부만 하는 학생들보다 더 큰 ‘그릇’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사회인 야구에 비해 학생들이 야구할 구장도 턱없이 부족하고 후원도 넉넉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양 이사장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같이 희열을 느낀다”며 “평생 야구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와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내를 만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