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등산객 더위 식혀 주던 상당산성 ‘얼음골 아저씨’ 숨져
입력 2012-08-26 20:44
충북 청주시 상당산성의 유명한 ‘얼음골 아저씨’ 김흥환(53)씨가 25일 교통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대표적인 등산코스인 상당산성 중턱에 15년간 매일 얼음을 갖다 놓아 등산객들의 더위를 식혀줬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상당산성 서문 등산로에서 25일 오전 6시50분쯤 김씨가 오토바이에 깔려 숨져 있는 것을 산성 관리직원 유모(6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씨는 경찰에서 “순찰 중 김씨가 넘어진 오토바이에 깔려 있었고 주변에 얼음과 아이스크림이 쏟아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상당산성에서 15년 동안 아이스크림 장사를 해왔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쯤 산성에 올라 좌판대를 펴놓고 장사하면서 물건값을 손님들이 알아서 계산해 내는 ‘무인 판매’ 방식을 고집했다. 등산객들의 양심을 믿었던 것이다.
김씨는 또 지난 15년간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매일 50㎏짜리 얼음 덩어리 3개를 지게로 운반, 산성 중턱에 갖다 놓아 등산객들이 얼음을 만지며 더위를 식힐 수 있게 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