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전당대회 ‘허리케인 불청객’
입력 2012-08-26 20:23
카리브해에서 미국으로 다가오는 허리케인 ‘아이작’ 때문에 미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당초 나흘로 예정됐던 행사를 사흘간으로 압축할 수밖에 없게 됐고, 개막하더라도 폭풍우 피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박빙이지만 뒤지고 있어 전당대회를 계기로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 변화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라인스 프리버스 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탬파베이 지역의 기상악화 예보에 따라 27일 전당대회 개최를 선언한 뒤 곧바로 휴회한 다음, 28일 오후 개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 손님, 언론, 탬파만 주민 등의 안전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며 “바람과 비 때문에 심각한 교통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밥 벅혼 탬파 시장은 아이작으로 인해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막대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핵심 이벤트인 롬니 후보의 부인 앤 롬니 여사의 연설도 하루 늦춰졌다. 공화당은 ‘따뜻하고 인간적인’ 롬니 후보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에 따라 롬니 여사의 연설에 큰 비중을 둬왔다. 롬니의 대선 후보 수락연설은 30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2008년에도 공화당은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날 거의 모든 일정을 허리케인 ‘구스타브’로 인해 연기한 바 있다.
다수의 미국 기상예보기관들은 아이티에서 최소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작이 허리케인 2등급으로 강해져 26일쯤 플로리다 남부 해안에 도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릭 스캇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플로리다 전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재선캠프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아이작 접근으로 탬파를 비롯해 플로리다 일대 도시를 방문키로 한 당초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