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어 시카고 총격사건, 오바마 집 인근 등 동시다발 발생… 4명 사망
입력 2012-08-26 20:2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총격 사건이 잇달아 발생, 대선에서 총기 규제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 일대에서 지난 24일 저녁(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17세 소년을 포함한 4명의 남성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당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26일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무차별 총격이 일어난 지 12시간이 채 안된 상황이었고,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폭력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2개월 만이다.
총격 사건은 금요일 오후 4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시카고 시가지를 가로지르며 이어졌다. 시카고 중심부 브리지포트 인근에서 총격을 당한 노라 크루즈(30)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어 남부 드렉셀 거리에서 17세의 루시안 드룩스가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이 24시간 철통 경비를 펼치는 오바마 대통령 사저 바로 옆이었다. 오후 8시쯤 초등학교 옆 공원에서 필립 맥콜(34)이 몸에 6발을 맞았다. 새벽에는 차 안에서 여자친구와 식사를 하고 있던 스테핀 윌리엄스(23)가 2명의 무장강도에게 대항하다 총에 맞았다. 또 새벽 4시쯤 서부 오스틴 지역에서 19세 소년이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오전 6시30분 주택가인 리틀빌리지에서 24세 청년이 다리에 총을 맞았다. 총기 사건은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남서부 지역에 집중됐으며 대부분 강도 사건이었다.
시카고는 총기 사건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이곳에서는 203건의 총격·살인 사건이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 134건보다 약 50%나 늘었다.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 남부와 서부 주택가에 수십명의 특별 위장경찰을 배치하고 정복경찰을 다수 포진시키며 폭력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2개월 만에 다시 총격 사건이 동시다발로 터졌다.
총기 사건은 토요일 밤에도 이어져 10대 3명을 포함한 5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시카고 경찰청 개리 매커시 청장은 26일 “도시의 폭력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강력 대처를 천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